| [Faculty News/교수동정] Prof. Silhee Jin’s Chung-Ang University Newspaper Column Published / 진실희 교수 중대신문 기고문 발행 「자기 삶의 저자로 살아가기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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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6.09.16 | 조회수 | 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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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실희 교수 국제대학원 자기 삶의 저자로 살아가기를 유난히 뜨겁고 길었던 여름날, 중대신문 ‘강단사색’의 원고 청탁을 받았다.
어떤 이야기를 건넬까 마음에 품은 사이 새 학기가 시작되고 청명한 가을이 찾아왔다. 흑석동
캠퍼스에서 올려다보는 하늘은 하루도 같은 모습이 없다. 구름은 날마다 다른 빛과 모양으로 수채화를 그린다. 아름다움은 하나의 정해진 모습이 아니라, 서로 다르기에 빛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통역도 그렇다. 같은
말을 열 명의 통역사가 옮기면 열 개의 통역이 나온다. 하나의 정답을 복제하는 일이 아니라 깊은 이해와
섬세한 판단으로 빚어내는 언어 예술이기 때문이다. 각자의 경험과 감각,
목소리가 더해져 그 사람만의 통역이 완성된다. 30년 가까이 통번역사로 살아오며 배운 것도
하나다. 언어 뒤에 있는 사람을 보는 것. 말하는 이의 의도와
망설임, 말에 실린 무게를 읽고 그 마음이 낯선 언어와 문화를 건너 다른 사람에게 닿도록 길을 내는
것이 통역이기 때문이다. 2008년 처음 흑석동 강단에 섰고, 20년 가까이 통번역 교육에
몸담아왔다. 카세트테이프에 통역을 녹음하던 때를 지나 이제 학생들은 휴대전화로 녹음하고 AI로 표현을 탐색한다. 개강 첫날,
무선 이어폰은 동시통역 장비와 호환되지 않으니 유선 이어폰을 준비하라고 설명하다 웃음이 났다. 이어폰
하나만 봐도 기술이 얼마나 빠르게 일상을 바꿨는지 체감된다. 최근 번역 윤리 기준을 마련하며 국제사회의 AI 거버넌스 문헌을 읽고 있다. AI가 인간보다 무엇을 더 잘하는지
묻는 시대에, 문헌들이 거듭 강조하는 가치는 뜻밖에도 인간의 행위 주체성(human agency)이었다. 기술의 도움을 받더라도 판단하며 결과를
책임지는 주체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통역에서 언어 뒤의 사람을 보듯, AI 시대에는 기술 뒤의 사람을 보아야 한다. 강의실에서 통역을 가르치다 보면 학생들의 통역만 들리지는
않는다. 떨리는 첫 문장 뒤의 용기와 자꾸 멈추는 목소리 안에 쌓여가는 노력, 오늘의 부족함을 견디는 마음이 보인다. 가르치는 일도 통역과 닮아
있다. 통역사가 한 사람의 마음이 다른 사람에게 닿도록 돕는다면, 교수는
학생이 아직 다 드러내지 못한 가능성이 미래의 자신에게 닿도록 힘을 보태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얼마 전 영화
<오디세이>를 보며 한순간의 승리가 삶 전체의 승리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옳다고 믿는 판단도 시간이 흐르면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삶에도 하나의 정답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써 내려가는
삶의 이야기는 어느 하나의 결말로 영원히 고정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자기 삶의 저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자신의 이야기를 너무 일찍 완결하지 않는 일인지도 모른다. 때로는 이미 쓴 문장을 고쳐 쓰고, 아직 쓰이지 않은 다음 장을 열어두는 것일지도 모른다. 날마다 다른 모습으로 빛나는 가을 하늘처럼, 중앙대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저마다 자신의 빛깔로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소중한 한 장이 되기를 바란다. 진실희 교수 원문/출처: 중대신문 강단사색 https://news.cauon.net/news/articleView.html?idxno=437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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